2004.05.09 00:36
오늘이 어버이날이라네.
항상 바쁜 아침 시간! 오늘은 아침부터 기운이 없다. 새벽에 채연이를 업어 주어서 그런가...
아빠가 끓여주는 라면으로 아침을 해결했다.
오늘은 우선 아빠 핸드폰을 해지하러 가야 한다.
아빠 핸드폰 해지하고 아빠 폰을 엄마가 쓰기 위해 기기변경하고 외할머니집으로 만두 사가지고 갔다.
만두로 점심을 해결하고 어버이날 선물 대신 약소한 현금으로 드리고 다시 우리집으로 왔다.
특별한 날을 아주 평범하게 보낸 하루였다.
아빠도 몸이 별로라 하고 날씨도 별로 인듯하고 또 하나 변명을 하자면 어버이날이니깐 엄마, 아빠도 좀 쉬어야 하지 않을까해서.
말이 늦어 정말 많이도 걱정을 했던 엄마, 아빠는 오늘 시끄러울 정도로 채연이의 말을 들어주어야 했다. 근데 우리집 식구들이며 친척들이며 별로 말이 많지 않은 사람들 속에서 있다 보니 채연이가 말이 늦는건 당연한 일이었겠지.
어찌나 조잘대던지.... 물론 기쁘단 말이지.
책을 좋아하는 채연이는 집을 나갈때 항상 책을 가지고 가려 한다. 한번은 어린이대공원에 놀러가는데 채연이가 책을 가지고 간다고 고집을 부렸다.
할 수 없이 책을 가지고 갔는데 차에서 내리면서도 가지고 내린단다. 어린이대공원 잔디밭에 돗자리 깔고 놀고 있는데 채연이가 책을 펼쳤다.
이 순간, 정말 엄마는 민망했다.
이런 푸른 잔디밭에서 책을 읽는 채연이가 어째 좀 부조화였다.
오늘은 채연이가 낮잠을 좀 자주었으면 좋겠는데 핸드폰 해지하러 가는 차안에서 잤다고 집에서는 안자고 계속 같이 놀아 주어야 했다.
엄마는 청소며 할일이 많은데 그냥 채연이랑 노는 일만 했다. 아빠는 몸이 안좋다며 잠을 자고.
채연이가 먹던 생라면을 엄마가 먹고 조금 남겨주니 채연이가 '어떡하지?' 라고 말했다.
정말 신기하기도 하며 아빠가 같이 못들은것이 아쉬웠다.
아빠 일어나고 엄마는 설겆이며, 청소며, 오늘이 어버이날인데 우리 채연이가 언제쯤 이 날을 알 수 있을까?
그때되면 채연이가 엄마 라면이라도 끓여줄 수 있을라나.
북어국 끓여서 저녁을 차렸다.
채연이랑 아빠랑만 저녁을 먹었다. 엄마는 오늘 채연이랑 놀면서 채연이가 남긴 것 먹었더니 전혀 밥 생각이 없었다.
우리 채연이는 오늘 밥을 너무 맛있게 잘 먹어준다. 북어국도 엄청 먹어주고 나중에는 국그릇을 빼앗았다. 밤에 물을 이렇게 많이 먹으면 밤에 지도 그릴 것 같아서...
채연아!북어국이 그리 맛있었냐? 담엔 아침에 끓여서 많이 줄께.
정말 내 자식 입에 밥들어 가는 것을 보고 있으면 정말 내가 배부른 느낌이다.
지금 이 일기를 쓰는 데 아빠랑 채연이랑 갑자기 동시에 코를 곤다.
....
...
일기 쓰는 도중에 채연이가 깨어서 업어달라고 해서 다시 업어서 재웠다. 힘이 빠진다. 우리 채연이는 잠투정이 너무 심해서 엄마를 힘들게 할때가 있지...
오늘은 디게 횡설수설이네.
하여간 저녁 설겆이 하고 채연이 어린이집 가방 빨고, 엄마 신발도 빨고 채연이 양치질도 해주고 또 뭘했더라.
저녁때 전화벨이 울렸다. 무슨 부동산이란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분양권을 어찌알아서 전화를 했는지 팔생각 없냐고 물어본다.
우리가 입주할 거라하니 생각이 바뀌면 전화하라고 전화 번호도 알려준다.
물론 생각이 바뀔 수도 있겠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생각이 바뀌는게 아니고 돈이 모자라는 것이겠지.
로또를 사야하는데 로또사는 돈이 아까워서 못사겠다.
우씨~~
"우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