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5.22 23:46
금요일 저녁에 퇴근하여 자는 채연이를 데려와 눕혔다.
그냥 쭉 잔 채연이는 토요일 새벽 2시 30분쯤에 일어났다.
그 시간에 일어나 또 놀자고 한다. 거의 5시까지 놀다가 엄마도 힘들어져서 아빠를 깨웠다.
아빠가 업어서 재워주는데 울고불고 한다. 안방 침대에 누워 있는데 채연이 울음 소리 때문에 잠이 안온다.
다시 채연이를 업어 재웠다. 한 6시쯤 채연이랑 같이 잠이 들었다.
엄마 여행 다녀와서는 아빠랑 많이 친했었는데, 이젠 모두 원상복귀됐다.
아빤, 다시 원래 대로 됐다고 엄마한테 '그 동안 섭섭했었지?' 하며 아빠의 섭섭함을 말했다.
아침 8시 30분쯤 엄마는 일어나 아침을 먹고 주연 이모 결혼식 갈 준비를 했다.
채연이도 분홍 원피스 입히고, 엄마도 새로 산 옷 입고 준비를 했다. 아빤 오늘 회사에서 축구 시합이 있어서 가야 하기 때문에 오늘 결혼식은 엄마랑 채연이랑 둘이서만 가야했다.
12시 예식이기 때문에 11시 좀 넘어 집을 나와 택시타고 서초동까지 가는데 가는 동안 채연이는 넘 졸려하고 엄마는 채연이를 재우지 않기 위해 열심이 떠들어 대었다.
결혼식 장에 12시 정각에 도착했다. 주연 이모랑은 잠깐 얼굴 도장만 찍고... 이모는 정말 너무너무 이뻤다.
사진 찍을려고 기다리는 데 채연이는 계속 '엄마, 맘마 줘요'를 외치며 나를 끌고 밖으로 나간다.
엄만 다시 채연이 안고 안으로 들어오기를 몇번 반복했다.
채연이는 또 '맘마 줘요'를 외치며 이번에는 다른 사람들에게 '빠이 빠이'를 외치면서 밖으로 나가잔다.
사진도 못찍고 밥먹으러... 항상 아빠랑 셋이서 다니다 둘이어서 엄마 혼자 채연이 챙기느라 엄마는 점심도 거의 먹지 못하고 채연이만 먹이고는 이모 보러 갔다.
엄마 : 채연아!이모 보고 집에 가자.
채연 : 이잉~~
엄마 : 이쁜 이모 보고 가자.
채연 : 바쁘다.
엄마 : 오잉..(뭘 알고 한 말인지. 아님 엄마 귀에 그렇게 들린건지...)
도우미 아줌마 : (채연이에게) 이쁜 아기네... 바빠도 아줌마한테 한번 올래?
채연 : 이잉~~~
이모한테 인사하고 나오는데 도우미 아줌마가 한말씀 해주신다.
'이쁜 아가씨 이쁘게 커요.'하신다.
감사합니다. 아줌마도 건강하세요.
택시타자 마자 채연이는 바로 잠이 들고 집에 와서도 몇시간을 더 잤다.
그동안 엄마 밥도 좀 먹고, 아이스크림도 먹고, 좀 졸고.. 일어나 집 청소를 시작했다.
어제도 대충 치고 잤는데, 왜 맨날 집이 이 모양인지...
거의 청소를 마칠 무렵 채연이가 깼다.
엄마랑 채연이의 대화이다. 엄만 채연이랑 진정한 대화하는 날 정말 잔치를 해야할거 같다. 지금도 뿌듯한데 몇달만 더 있으면 엄만 넘 행복하겠다.
엄마 : 채연아 청소 조금만 더 하고 엄마랑 놀자.
채연 : (청소기를 끌어당기며 자기도 한다고..) 엄마, 이거요.
엄마 : 채연이도 청소할려구요.
채연 : (청소기를 끄집어내면서) 아야, 아파요.
엄마 : 엄마가 해줄께.
채연 : 응!
엄마 :네!
채연 : 네!
6시 쯤 아빠가 집으로 왔고, 오랜 만에 축구를 해서인지 피곤하고 다리도 아프단다.
엄만 그 동안 미루어 왔던 장롱 옷 정리를 시작하는데, 아빠가 '무슨 일 있었어?' 그런다.
일은 무신? 채연이를 예식장에 안데려갔어야지 일이 생기지... 채연이 안고 무슨 일이 생기냐고요?
엄마가 옷 정리하다 안입던 옷이 보여 입어보니 채연이 달려와 엄마 다리 멍든 곳을 가리키며 '엄마, 아팠다.' 이렇게 말한다.
'아파요' '아파' 이렇게는 말해도 '아팠다'라고 말한건 처음이다. 정말 신기하다. 뭘 알고 하는걸까?
다리 아픈 아빠랑 마트에 갔다. 당장 먹을 물도 없어서...
긴축 재정은 무슨 놈의 긴축 재정...
버는 것은 힘든데, 돈 나가는 것은 이리 쉬운지...
지금 이시간(밤 11시 40분) 채연이는 잠이 들었고 아빠도 잠이 들었다.
엄만... 왜 잠이 안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