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0.10 23:08
그동안 일기를 넘 안썼더니 쓸 일들이 너무 많아져 버렸다.
엄마의 건망증이 날로 심해지니 얼른 써두어야 겠다.
지금 시간이 밤 10시 50분인데, 채연이는 엄마 곁에서 30분이 넘도록 가위로 종이를 자르고 있다.
오른쪽으로 가위질 하는것 보단, 왼쪽으로 하는게 훨씬 잘한다.
'엄마, 이거 봐바요.'하며 일기 쓰는 엄마 옆에서 계속 종알종알 댄다.
잠은 언제나 잘건지? 채연이 하는짓으로 봐서는 아직 멀은??것 같다.
'이게 뭐에요?'라며 질문도 한다.
'많이 먹었어요.'라며 그만 먹겠다고 표현을 한다.
'씻어줘요.'라며 목욕해달라고 한다.
혼자 중얼중얼 거리며 책도 읽고, 한권씩 다 읽을때 마다 '책 다읽었다.'. '안녕'이란 말을 한다.
엄마가 손톱을 자르는 것을 보고는 '와! 크다.'라고 말을 할 수도 있다.
냉장고를 혼자 열고, 둘러보고 먹고 싶은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초롱이 줘요.' '참외 줘요.'
근데 냉장고 안을 둘러봐도 맘에 드는 것이 없으면 짜증을 내고, 슈퍼가자면 얼른 돈을 찾아 들고 나선다.
한번은 저녁 식탁에 앉아서 밥을 먹는데, 채연이가 '가위 줘요.'란다.
가위를 주니 채연이는 계속 가위를 보고 아니라고 말하고, 엄마는 답답해 죽겠고...
확인 결과, 채연이는 에디슨 젓가락을 가위라고 말을 했던 거다.
요즘 채연이는 에디슨 젓가락을 사용하는데, 젓가락 끝이 붙어 있는 모양을 보니, 채연이 눈에는 가위처럼 보였나보다.
아직 말이 서툴러 젓가락 이란 말을 할줄 모르니 자기가 할줄 아는 '가위'라는 말로 표현을 했던 거였다.
하마, 공룡, 개구리, 토끼, 양, 말, 소, 뱀, 호랑이, 야옹이, 말, 악어 등을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기린은 여전이 자기 목을 길게 쓰다듬으며 표현하고, 코끼리는 코를 손으로 잡고 위로 잡아 당긴다.
언제나 기린을 기린으로, 코끼리를 코끼리라 부를 수 있을런지...
하루하루 채연이 때문에 행복하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다.
그래도 채연이가 엄마 곁에 있어서 엄마는 넘 행복하다.
우리 채연이도 엄마, 아빠처럼 행복할까?
고양이 = 야옹이
돼지 = 꿀꿀이
곰 = 고미
어제는 기린이라고 했는데...
맨날 어흥 거리다 호랑이도 했고...